이 의원은 이날 KBS 1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인 ‘안녕하십니까 강지원입니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가 정국 운영을 미숙하게 한 데 대해 정체성 문제로 공격을 하면 과거의 냉전시대로 회귀한다는 역공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는 최근 박 대표가 중심이 돼 당 지도부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을 상대로 펼쳐 온 공세의 핵심 논리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이 의원은 이어 “당내에 건강한 투쟁이 있어야 ‘저 당이 자생력이 있구나’ 하는 인식이 형성된다. 주류가 당권을 놓으면 비주류가 당권을 잡기도 해야 당이 건강해진다”며 주류와의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밝혔다.
그는 정수장학회 및 ‘독재자의 딸’ 논란과 관련해서도 박 대표에게 대립각을 세웠다.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박 대표에게 정수장학회의 사회 환원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박 대표 개인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재단이 아니면 내놓아야 국민의 도덕성에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박 대표의 문제는 박 대표가 단순하게 독재자의 딸이기 때문이 아니라 유신이 절정기에 다다랐을 때 청와대 권력의 핵심에 있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박 대표는 “한나라당의 뿌리는 3공부터 시작해서 5공, 6공을 거쳐 지금까지 왔는데 (이 의원이) 그것을 모르고 한나라당을 선택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또 “(이 의원은) 내가 누구의 딸인지 몰라서 지난 총선에서 나에게 지지유세를 부탁했느냐”고 반문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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