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층부터 확 변해야 한다. 여당의 386의원들 사이에 ‘중국을 다시 보자’는 자성론이 일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 환상을 가지면 안 된다”고 말한 의원도 있고 “때로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당당하게 할 말은 해야 한다”고 주장한 의원도 있다. 당파를 초월한 특위도 만든다고 한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중국을 미화하기에 앞장서고 중국에 눈웃음치기에 바빴던 잘못을 씻을 수 없다. 사사건건 미국에 반대하면서 대안으로 중국 중시를 내세웠던 단견과 시행착오의 대가를 이 나라, 이 국민이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지난주 주한미군 2사단 2여단 장병 3600명이 한국을 떠났다. 6·25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인연을 맺어온 미군부대가 영원히 떠나는 환송식에 정부 대표는 물론이고 경기도지사조차 참석하지 않았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고조돼 온 반미정서와 결코 무관하지 않은 장면이었다.
그간의 근중(近中)과 탈미(脫美)는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결과 또한 비슷하게 부정적이다. 중국은 우리를 무시하게 됐고 미국은 저만큼 멀어졌다.
중국에 대한 집권층의 분노가 여론 흉내 내기가 아니라면 역사왜곡을 주변 강대국의 진면목을 정확하게 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대응방안을 찾는 길이다. 혈맹으로 맺어진 국가와, 수교한 지 12년 된 나라를 같은 선상에 놓고 저울질하는 단세포적 발상부터 버려야 한다. 중국은 미국을 대체할 우방이 아니며 신뢰하기 어려운 상대임을 중국 스스로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