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총리 역할분담론]李총리 ‘대통령 그늘’ 벗을까

  • 입력 2004년 8월 10일 18시 44분


10일 노무현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을 통해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가 일상적 국정 운영에 대한 총괄 권한을 공식 위임받음에 따라 총리의 위상과 역할이 과거 어느 때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6월 30일 취임 후 ‘일하는 총리’가 되겠다며 의욕을 보여 온 이 총리는 우선 노 대통령의 전권 위임을 받아 강한 조정력과 추진력을 갖고 내각을 총괄하는 ‘슈퍼파워 총리’로서의 힘을 얻게 됐다.

각종 정책 현안에 대한 부처간 이견을 종합하고 사실상 결론을 내리는 것까지 총리의 영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내치(內治)의 상당 부분을 총리가 담당하게 돼 ‘책임총리’에 버금가는 실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여 관계에 있어서도 여당 의원 출신인 이 총리는 고위 당정회의 강화 등을 통해 핵심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특히 행정부와 야당을 포함한 국회간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도 이 총리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총리의 역할이 이처럼 확대됨에 따라 총리실 조직에 대한 대폭 수술도 예상된다.

이 총리는 이런 상황 변화에 걸맞게 총리실의 조직과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조정하기 위한 조직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무엇보다 부처간 업무 조정을 담당하는 국무조정실의 강화가 예상된다. 이 총리도 몇 차례 국무조정실을 자신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으로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

국회와 정당을 담당하는 정무비서관실 기능도 확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한 상황 파악 차원에서 벗어나 당정, 행정부-국회간의 긴밀한 협력을 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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