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이전 예정지 11일 확정 발표

  • 입력 2004년 8월 10일 18시 51분


한나라당의 이강두 최고위원(오른쪽)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10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를 방문해 정부의 수도 이전 추진 계획에 관해 이해찬 국무총리에게 항의하고 11일 예정된 최종 후보지 발표를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종승기자
한나라당의 이강두 최고위원(오른쪽)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10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를 방문해 정부의 수도 이전 추진 계획에 관해 이해찬 국무총리에게 항의하고 11일 예정된 최종 후보지 발표를 연기할 것을 요구했다.- 이종승기자
정부의 수도 이전 예정지 확정 발표를 하루 앞둔 10일 여야는 막바지 찬반 여론 확산에 주력했다. 여당은 “이미 끝난 일”이라며 논란의 확산을 경계했고 야당은 “지금이라도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며 발표 연기를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행정수도 이전 계획은 한나라당이 다수당일 때 압도적으로 찬성해 (그 법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걸(李鍾杰) 수석 원내부대표도 “여론조사에서 반대론이 좀 더 많다고 결정된 국가 작용을 중단한다면 정책의 신뢰를 유지할 수 없다”며 강행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의 이강두(李康斗)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로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를 찾아가 항의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 “후보지 발표를 수도 이전 관련 국회 토론회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자”고 촉구했으나 이 총리는 “행정수도 건설은 법률적 집행에 관한 사항”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에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수도를 이전한다면서 수도권 주변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14만6000가구의 주택을 새로 건설하겠다고 하는 등 정부가 앞뒤가 맞지 않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11일 정부가 수도 이전 예정지를 확정 발표한 직후 대국민 성명 등을 통해 수도 이전을 정면 비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환(崔炅煥) 제4정조위원장은 “정부 여당이 수도 이전에 대한 여론 수렴을 외면할 경우 올 정기국회에서 수도 이전 지역의 토지 보상비 등에 대한 예산심의를 거부하는 등 다각적인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그동안 수도 이전 원점 재검토를 주장해 온 민주노동당은 이날 수도 이전 반대 당론을 확정했다.

민노당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연 최고위원 의원단 연석회의에서 “충청권 행정수도 이전으로 국토 균형발전을 이루기 어렵고 다른 지역의 경제적 후퇴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에 수도 이전 예정지 확정 발표를 유보할 것을 촉구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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