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은 북한을 방문했던 이탈리아 북부 피자연구소의 파트타임 요리사 에르만노 푸르라니스의 방북기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푸르라니스씨는 어느 날 고급호텔 주방장으로부터 “극동의 한 공산국가에서 요리시범을 보일 전문가를 찾고 있다”는 말을 듣고 방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동료 요리사들과 평양으로 향한 푸르라니스씨는 평양에 도착하자마자 X선은 물론 초음파검사와 뇌파검사 등이 포함된 ‘완벽한’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가 동료와 함께 황량한 벌판을 지나 도착한 곳은 군부대. 네 겹의 철조망이 둘러쳐진 곳에서 그는 진지한 태도를 보이는 북한 장교 3명에게 피자 조리법을 가르쳤다.
그는 “제자들은 펜과 공책을 들고 모든 강의 내용을 기록했으며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도 숨죽인 채 강의 내용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 학생은 심지어 피자에 들어가는 올리브가 몇 개인지, 올리브간 간격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하는지를 물어보기까지 했다면서 “나를 놀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모습만은 진지함 그 자체였다”고 설명했다.
그의 방북 클라이맥스는 피자 강의를 시작한 지 7, 8일이 지난 어느 날. 해변에 정박한 커다란 배로 자리를 옮겼을 때, 갑자기 분위기가 술렁거리면서 김 위원장이 배의 트랩을 내려왔다는 것. 그는 “그가 김 위원장인지 아닌지 내가 확신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북한) 주방장은 마치 신을 본 것과 같은 표정이었다”고 기묘한 경험을 전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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