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친중 경향' 바뀌고 있다

  • 입력 2004년 8월 16일 15시 39분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중국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중국이 동북공정(東北工程)의 일환으로 시도중인 고구려사 왜곡에 당 지도부는 '차분한 대응'을 선언했지만 의원들 사이에서는 강경론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미국보다 중국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라크 파병문제로 불거진 반미기류가 대중(對中) 편향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정도였다.

4월 당선자 워크숍에선 '앞으로 우리나라가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외교통상 상대국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중국'을 선택한 응답자가 63%인 반면 '미국'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6%에 불과했다.

본보와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의 공동조사에서도 한국의 가장 중요한 협력국가를 묻는 질문에 의원들의 50%는 중국을, 41.7%는 미국을 지목했었다.

그러나 중국의 역사왜곡을 계기로 특히 친중성향이 비교적 뚜렸했던 '386세대' 의원들의 시각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조경태(趙慶泰) 의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며 "동료 의원들 가운데 중국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사람이 상당수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인영(李仁榮) 의원은 "중국의 팽창주의, 패권주의적 행태들이 소속 의원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중국에 대해서도 분명히 할 말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정봉주(鄭鳳株) 의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친중(親中)이니 친미(親美)니 하는, 어느 일방 국가에 편중된 시각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호중(尹昊重) 의원은 미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외교의 중심국은 미국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 "4월 당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중국이 중요국가로 꼽힌 것은 향후 경제적 중요성을 고려한 것이지, 정치적 외교적 의미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70년대 학번인 전병헌(田炳憲) 의원은 "중국에 대한 당초 이미지에 변화는 없다. 여전히 중국이 한국에 중요한 국가임이 틀림없다"면서 "다만 중국이 중요한 국가라는 의미는 한미동맹관계와 한일우호관계를 바탕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중국과의 관계를 확대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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