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헌병 오장' 칼럼 화제

  • 입력 2004년 8월 16일 2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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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은 辛의장 부친의 행적을 알고 있었나?'

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장이 부친 신상묵(辛相默·1916∼1984)씨의 일본군 헌병 오장(伍長·하사) 복무 사실을 시인함에 따라, 지난 5일 소설가 이문열(李文烈·사진) 씨가 한 일간지에 기고한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씨가 지난 5일 중앙일보에 기고한 <'겐뻬이 고죠(憲兵 伍長)'와 '오니 게이부(鬼 警部)'>란 칼럼에서 "소위 이상이 친일파로서의 조사대상이 된다면 그보다 훨씬 죄질 나쁜 친일 혐의가 가는 겐뻬이 고죠와 오니 게이부도 마땅히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

이 씨는 해당 칼럼에서 "일본 헌병 오장이나 귀신같은 일본경찰 경부가 조사대상에 들어가면 개정안을 발의하는 여당 쪽에서 무슨 가슴 뜨끔할 일이라도 있냐"고 의문을 제기했었다.

일제시대의 오장은 오늘날의 하사관에 해당되는 계급으로, 지난달 14일 열린우리당이 국회에 제출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특별법 개정안에는 조사 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씨는 칼럼에서 "여당은 친일진상규명법 개정안에서 군대는 중좌에서 소위로 계급을 내리고 경찰은 경시(警視)에 그대로 묶어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야의 친일파 청산 관계 논의 중 여당이 낸 개정법안에 일본군 소위를 집어넣은 게 특히 말썽이 되고 있는 모양"이라며 "여기서 잘못된 게 있다면 일본군 소위를 조사대상에 넣은 것이 아니라 조사대상 선정에서 일본군에 복무한 경력과 일제하의 다른 분야에 종사한 경력 사이에 형평이 맞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또 해당 칼럼에서 "독립지사 후손을 자처하려면 적어도 직계에다 같은 호적 안에 있는 자손은 되어야 하지 않냐"며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을 겨냥한 듯한 발언도 했다.

이 씨는 "출가한 종손녀(從孫女)까지 독립지사 후손임을 무슨 훈장처럼 내세우고 설쳐대는 것은 아무리 이 나라에 독립지사 후손이 귀하다 해도 보기에 좀 민망스럽다"고 칼럼에서 지적했다.

이 씨는 여권의 과거사 규명 움직임 전반에 대해 "나라야 죽이 끓건 밥이 되건, 경제야 거덜이 나건 쪽박을 차게 되건 무언가 여당 쪽에 정치적인 이익이 되니 의회 장악 기념사업삼아 떠벌인 과거청산 굿판"이라며 "청산하려면 뭔가 좀 말이 되게 제대로 청산하자"고 비판했다.

현재 방미(訪美)중인 이 씨는 오는 19일 귀국할 예정이다.

▶[8월 5일 중앙일보 칼럼]이문열 '겐뻬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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