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朴대표에도 불똥튈라” 긴장

  • 입력 2004년 8월 17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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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17일 김덕룡 원내대표(왼쪽)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주요 당직자회의를 열고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의 부친이 일본 헌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과 관련해 대책을 논의했다. 한나라당은 공세수위를 낮추는 대신 경제문제로 여당을 압박했다.- 서영수기자
한나라당은 17일 김덕룡 원내대표(왼쪽)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에서 주요 당직자회의를 열고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의 부친이 일본 헌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과 관련해 대책을 논의했다. 한나라당은 공세수위를 낮추는 대신 경제문제로 여당을 압박했다.- 서영수기자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이 17일 밤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자 “열린우리당이 신 의장을 희생양 삼아 과거사 진상규명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신 의장의 사퇴 소식이 알려지기 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은 “신 의장이 그동안 국민을 속였던 것이 충격스럽다”며 공세를 펼쳤다. 그러면서도 사퇴 촉구 등 전면 공격은 자제했다. 신 의장 때문에 부담을 느낀 여권이 과거사 진상규명 드라이브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신 의장의 사퇴 결심 소식에 분위기는 대응책 마련 쪽으로 급반전됐다.

한 주요 당직자는 “신 의장의 사퇴는 열린우리당이 과거사 청산에 앞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뜻 아니겠느냐”면서 “우리도 나름대로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열린우리당이 신 의장 사퇴를 계기로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과거사와 관련해 거센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여옥(田麗玉)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이 복수의 칼을 갈면서 한풀이를 하는 식으로 과거사 진상규명에 드라이브를 걸 우려가 있다”며 “지금 과거사를 파헤치는 게 진정 국익보다 앞서는 일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여권의 과거사 진상규명 바람몰이에 맞대응하기보다는 경제 문제를 지속적으로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한나라당에 불리한 측면이 있는 과거사 문제로 공방을 벌이느니, 민심을 등에 업은 ‘경제 살리기’의 이슈로 계속 여권을 압박하겠다는 것이다.

또 신 의장 부친의 친일문제에 당력을 집중할 경우 여권의 과거사 규명 이슈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판단이다.

이한구(李漢久) 정책위의장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지금 경제는 보통 수단으로는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며 1980년대 경제회생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네덜란드식 ‘노사정 대타협’ 추진 방침을 밝혔다.

그는 또 “노사정 대타협을 위해 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주당 자민련도 민주노동당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 4당이 단일 전선을 형성해 여권을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 의장은 노사정 대타협의 구체 방식에 대해 “대기업 노조가 임금을 좀 양보하고 그 재원을 실업자 해소나 비정규직 근로조건 개선에 써야 한다. 또 정부는 세금을 깎아주고 사용자(사업자)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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