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남북군사회담업무 떠나는 정영도대령

  • 입력 2004년 8월 25일 19시 05분


“북한과의 회담을 항상 만족스럽게 이끌지는 못했지만 정말 보람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정영도(鄭永道·3사 8기·사진) 육군대령은 25일 15년간 근무해 온 판문점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를 떠나는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정 대령은 내년 8월 전역을 앞두고 24일 군내 사회적응 교육과정에 들어갔다.

중령 때인 1989년 5월 정전위에 처음 배치된 정 대령은 그동안 수많은 남북 군사회담에 참가해 군내 최고의 대북회담 전문가 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94년과 96년 북한군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무장 침범, 96년 북한 잠수함의 동해안 침투, 98년 좌초된 북한 잠수정 인양, 99년 연평해전과 2002년 서해교전 등 한반도 긴장의 순간마다 그는 북한군과 얼굴을 맞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북회담은 90년 제4땅굴이 발견된 직후 열린 군정위 제455차 회의. 북한군은 남측의 땅굴 발견이 조작된 것이라고 억지를 부렸다.

정 대령은 “정전위 근무 초기라 더욱 기억이 남는다. 이때 처음 북한군의 속내와 협상방식을 파악했다”고 술회했다. 정 대령은 “북한의 도발 위협이 단 1%라도 있는 한 가장 강력한 대북 억제수단인 유엔사와 정전협정체제, 그리고 주한미군의 역할을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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