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 “탈당 약속 지켜라”=비주류인 이재오(李在五) 의원이 현안 토론회에서 박 대표에 대해 “왜 친일문제만 나오면 쉬쉬하느냐”며 비판한 게 발단이 됐다.
이에 박 대표는 토론회 마지막 순서로 발언을 신청해 “저를 혹독하게 비판하는 한 분은 내가 대표가 되면 탈당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으나 결국 탈당을 안했다. 남아라면 정정당당하게 자기가 한 말을 지키고 비판을 해야 한다”며 이 의원을 겨냥했다.
박 대표는 또 “나에게 자꾸 사과를 요구하는 것은 순수한 게 아니고 대표를 흔드는 것”이라며 “계속 이러면 정말 좌시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박 대표는 또 비주류인 박계동(朴啓東) 의원의 정수장학회 국가 헌납 요구에 대해서도 “잘잘못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8시간에 걸친 마라톤 토론회 직후 자리를 옮겨 열린 단합 행사장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김문수(金文洙) 의원은 술잔이 몇 순배 돌자 “한나라당이 ‘제2의 유신’을 선포한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박 대표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웃고 말지, 됐다”며 답변을 피한 채 술잔만 거푸 들이켰다.
또 원희룡(元喜龍) 의원 등 소장파는 향후 파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구례=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김문수 “당의 주인은 우리…쪼갤 생각 없다”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당의 주인은 우리(비주류)”라며 “당을 쪼갤 생각이 없다”고 박근혜 대표의 탈당 촉구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의원은 30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박 대표가 하루 전 열린 연찬회에서 자신을 비난한 일부 비주류 세력에 대해 자진 탈당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우리야 당에 입당한지 11년째가 되는 사람들이고 박 대표는 저희 보다 훨씬 늦게 들어와서 도중에 탈당을 했다가 다시 복귀한 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난다는 말이 있지만 우리보고 당을 나가라고 한 것은 상당히 충격적인 말씀이었다”고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 의원은 ‘탈당’ 발언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과거사 문제, 특히 정수장학회와 관련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줄 장학금의 재원을 가지고 본인이 그렇게 거액의 돈을 받을 하등의 명분도 없고 도덕적으로도 옳지 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 모두 저와 생각이 같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계속해서 “(정수장학회를 포함한 과거사 문제는) 박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며“당대표가 잘못될 경우에는 바로 당 전체가 어려움에 빠지고 우리도 피해자가 되기 때문에 자구 차원에서라도 이런 직언을 공개적으로 드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는 말로 비주류의 문제제기가 결코 ‘대표 흔들기’가 아님을 강조 했다.
김 의원은 또 한나라당 의원극단 ‘여의도’의 ‘환생경제’ 연극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비하해 물의를 빚고 있는 것과 관련, “우리 경제가 너무 어려운 점을 걱정하는 풍자극이었고 현장에서는 그런 느낌을 크게 못받았다”고 부인했다.
한편 29일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비주류인 이재오 의원은 “박 대표는 왜 친일문제만 나오면 쉬쉬하느냐”며 비판을 제기했다. 박계동 의원도 정수장학회의 국가 반납을 요구하며 박 대표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저를 혹독하게 비판하는 한 분은 내가 대표가 되면 탈당하겠다고 여러차례 공언했으나 결국 탈당을 안했다. 남아라면 정정당당하게 자기가 한 말을 지키고 비판을 해야 한다”며 이 의원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박 대표는 또 “정수장학회 문제는 법정에서 잘잘못이 가려질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박해식 동아닷컴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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