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특소세 과세 대상 32개 품목 중 승용차와 유류, 경마장 경륜장 카지노 슬롯머신 골프장 유흥음식점 이용시 부과되는 특소세를 제외한 24개 품목의 특소세를 완전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당정은 특소세 폐지 발표는 됐지만 법 개정이 이뤄질 때까지의 시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김진표(金振杓) 의원 대표 발의로 2일 특소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재경위원회를 통과하는 시점부터 인하된 가격을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특소세 폐지 품목은 프로젝션 TV와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 등 첨단 기술 품목 이외에도 에어컨, 카지노 용품·오락용 사행기구, 골프용품·수렵용 총포류, 모터보트·요트, 고급시계, 200만원 이상의 고급 모피, 고급 사진기, 영사기·촬영기, 녹용·로열젤리, 향수류, 고급가구 등이다. 24개 품목의 특소세율은 에어컨 11.2%, 골프채 14% 등 품목별로 0.8%에서 14%에 이른다.
열린우리당 홍재형(洪在馨) 정책위원장은 “승용차와 유류에 붙는 특소세의 경우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환경공해 문제에 따른 사용자 부담 원칙이 있기 때문에 특소세를 폐지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정은 또 △근로자 및 사업자에 대한 소득세율 1%포인트 인하 △이자 및 배당에 대한 원천세율 1%포인트 인하 △중소기업 특별세액 감면을 20∼30%로 확대하는 내용의 감세(減稅) 방안을 이날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특소세 폐지로 인한 세수 감소 3000억원을 비롯해 소득세·이자·배당 원천세율 인하에 따른 세수 감소 1조원, 중소기업 특별세 감면 4000억∼5000억원 등 2조원가량의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당초 5조5000억원 규모로 예정했던 국채 발행규모도 7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당정은 이날 “국제 유가가 더 올라 상당기간 유지될 경우 유류세 인하를 정부에 촉구하겠다는 것이며 곧바로 실시하겠다는 얘기는 아니다”며 당분간 유류세를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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