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개社 설문조사]“北 개성공단 매력…입주는 별로”

  • 입력 2004년 9월 2일 18시 24분


한국의 대기업들은 개성공단의 경쟁력과 성공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개성공단에 입주할 생각은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일 발표한 ‘주요 기업의 남북경협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의 76.1%는 ‘개성공단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 중국에 비해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조사에는 매출액 상위 600대 기업 중 404개가 참여했다.

또 개성공단의 성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성공할 가능성이 다소 크다’는 응답이 67.6%, ‘아주 크다’는 응답이 9.1%로 전체의 76.7%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개성공단 입주에 관심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별로 없다’(54.1%)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전혀 없다’(24.1%)는 대답도 많아 전체의 78.2%의 기업이 부정적이었다.

또 개성공단 입주를 포함해 남북경협 관련 사업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기업은 11.4%로 지난해 조사 때보다 6.6% 증가했으나 상대적으로 소수였다.

반면 ‘남북경협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는 기업은 37.3%, ‘정해진 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51.3%로 여전히 남북경협은 대기업의 관심권 밖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기업들은 남북경협의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북핵문제 해결 및 남북관계 개선’(68.3%)을 꼽았으며 다음으로 ‘북한 내 산업 인프라 확충’(13.2%) ‘남북경협 관련 제도 개선’(11.9%) 등을 지적했다.

또 개성공단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기업 활동의 보장’(53.1%)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 밖에 ‘전력, 철도 연결 등 인프라 확충’(36.8%) ‘적절한 임금 및 자유로운 인력관리’(4.0%) ‘적정한 입주가격’(0.5%)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혔다.

전경련 동북아팀의 권순범(權純範) 과장은 “대기업들은 중소기업과 달리 투자의 규모가 큰 만큼 투자에 따른 위험도 커지기 때문에 북핵문제 등 남북관계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쉽게 투자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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