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잘못된 지도자 우상 파괴해야 민주주의”

  • 입력 2004년 9월 2일 18시 54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이라면 제왕적 권위를 갖추고 위세를 부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고가 있지만, 이는 혁파돼야 할 낡은 사고”라며 “이제 잘못된 ‘지도자의 우상’을 파괴해야 하고,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라고 말했다고 2일 ‘청와대 브리핑’이 전했다.

윤태영(尹太瀛) 대통령제1부속실장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 기고한 ‘국정일기’를 통해 이같은 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다.

노 대통령은 “그런 낡은 사고가 역사 변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이제 국정도 권한을 분점하고 분점된 권한의 주체들이 서로 협력해서 성공시키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해나가면 상생(相生)의 균형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달 21일 일부 참모와 오찬을 하면서 ‘총리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키로 결정한 것을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반론을 폈다고 청와대 브리핑은 전했다. 노 대통령은 이 지적에 “국민이 원하기 때문이다. 국민은 지난 대통령선거 때부터 대통령 권한이 분산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며 “당정분리 체제임에도 여전히 당정일체형 리더십을 요구받고 있는 모순을 해소하려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다는 것.

노 대통령은 “이제 총리가 물건을 판매하고 경영하는 일에 몰두한다면, 대통령인 나는 공장 내의 시스템을 고치는 일에 전념하는 것”이라며 “레일을 다시 깔고 불량을 줄이고 직원들의 교육훈련을 새롭게 하는 것이 바로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고 윤 실장은 전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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