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日규명法 후손 기본권 침해소지”

  • 입력 2004년 9월 8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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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안’이 한나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8일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 상정됐다.

행자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개정안 상정 여부를 놓고 격렬한 여야 공방을 벌인 끝에 표결을 통해 재석 의원 14명 중 찬성 13명, 기권 1명으로 상정을 결정했다. 한나라당 의원 10명은 표결 직전 전원 퇴장했고 이용희(李龍熙·열린우리당) 위원장은 기권했다.

열린우리당은 친일진상규명법 제정안이 발효되는 23일 이전에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지만 한나라당이 다음 행자위가 열리는 13일까지 자체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법안 내용과 관련해서도 장인식(張仁植) 행자위 수석전문위원이 ‘법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형평성 문제 등을 조목조목 지적해 향후 처리 과정에서 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장 위원은 친일 여부는 조사 대상 기간 설정에 따라서는 후손에게 인격과 명예 등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으므로 친일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고 친일반민족 행위자의 범위를 군대의 경우는 중좌(중령)에서 소위로 확대하면서 경찰은 분대장급에서 경시(총경)로 축소해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법안에 대통령 직속으로 돼 있는 진상규명위원회의 소속도 공정성과 전문성을 갖고 독립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고 대통령이 모두 임명하도록 한 9명의 위원도 대통령과 국회, 사법부가 3명씩 추천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장 위원은 5년간으로 규정된 조사 기간도 국민 통합을 통해 발전적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해 사실상 기간 단축을 요구했다.

그는 위원회의 동행명령에 불응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 벌칙 조항도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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