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인 양정철 비서관은 전화를 받은 기업 임원이 ‘압력’으로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하지만 설득력이 없다. 우리 기업풍토상 청와대 전화를 받고 부담을 갖지 않을 ‘강심장’이 얼마나 될까. 비록 ‘거래’가 성사되진 않았지만 기업측의 고민이 짐작된다.
양 비서관은 이 일이 보도된 직후 사실무근이라고 잡아떼다가 대통령의 질책을 받고 뒤늦게 시인했다고 한다. 금방 들통 날 일인데 거짓말부터 한 것이다. 그는 얼마 전 수도 이전 보도와 관련해 ‘저주의 굿판을 걷어치우라’며 특정신문을 공격했던 장본인이다. 자신의 허물은 감추고, 남에겐 없는 허물도 만들어서 씌우는 것이 도덕성을 강조해 온 이 정권 대통령 참모의 수준인가.
청와대는 양 비서관의 행동이 공직자윤리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 모양이나 온정주의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더구나 행사를 공동 주관한 방송위원회와 산업자원부가 재원조달에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밝히면서 양 비서관의 해명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런 자체정화도 없이 외부를 향해 백날 개혁을 외쳐댄들 무슨 신뢰가 생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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