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비서관은 일단 자세를 낮췄다. 그는 행사비용 분담 요구에 대해서는 “대단히 잘못했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짓말 여부를 묻는 의원들에게 “전화를 받은 삼성 임원에게 선의의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기자분들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가 한나라당 의원들의 추궁이 쏟아지자 이내 거짓말을 시인했다.
한나라당 최구식(崔球植) 의원은 “옷로비 사건의 본질이 거짓말이었다”고 운을 뗀 뒤 “양 비서관과 관련된 일련의 일들이 거짓말로 보이는데 책임을 지고 사퇴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양 비서관은 “공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인사권자가 결정할 문제”라고 답변했고, “거짓말을 한 것은 사실 아니냐”고 최 의원이 따지자 “상황을 설명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이해해 달라”고 버텼다.
그러나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의원이 “거짓말을 한 적이 없느냐”고 거듭 묻자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물러섰다. 그는 남 의원이 “왜 아까 최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거짓말이라고 인정하지 않았느냐”고 계속 추궁하자 결국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열린우리당 이종걸(李鍾杰) 의원도 “전화했다는 사실은 문제가 아닌데 거짓말이 문제가 된 게 아닌가. 노코멘트 하셨으면 되는 게 아닌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한나라당 주성영(朱盛英) 의원이 “이데일리 보도에는 가전 3사가 행사비용 분담의무가 없고 단순히 전시참여 주체였다고 하는데 왜 전화했느냐”고 질의하자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주 의원께서 질의하는 과정에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언론의 일부 틀린 대목을 사실처럼 묻고 답변할 기회도 안 주고 있다”며 “주 의원님을 존경할 수 있도록 이런 문제는 자제해 달라”고 반박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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