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따르면 여성부는 여성단체지원육성비로 편성된 1920만원을 코리아경주국제여자태권도대회조직위 여성환경연대 안성여자기능대학 등 34개 단체가 주최한 행사의 격려금으로 지급했다.
지은희(池銀姬) 여성부 장관은 이 격려금 중 일부를 직접 행사에 참석해 격려금이나 후원금 형식으로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유승민(劉承旼) 제3정조위원장은 “장관이 시민단체의 행사에 참석할 경우 자신의 판공비로 지급해야 할 후원금이나 격려금을 부의 사업비로 대신한 것은 국고 문란 행위에 해당된다”고 비판했다.
또 1920만원 중 260만원은 반부패국민연대 환경운동연합 민화협 참여연대 경실련 등 여성단체가 아닌 곳에 지원돼 예산의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됐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이에 여성부측은 “예산의 세부 항목이 ‘여성단체 행사 후원 격려’로 돼 있기 때문에 사업비를 판공비로 전용한 것은 아니다”며 “여성부의 업무가 성공하려면 남성의 지지도 얻어야 하므로 사업비를 반드시 여성단체에만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또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고 현금으로 지출하는 특수활동비를 과다하게 예비비로 배정해 쓰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나라당에 따르면 NSC의 2003년 본 예산은 9억1100만원인데 반해 예비비는 본 예산의 5배가 넘는 45억7200만원에 달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국립특수교육원 청사 이전에 30억원의 예산 전액을 집행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에 따르면 청사를 이전할 충남 아산지역은 정부의 수도 이전 정책 추진에 따라 땅값이 2배 이상 상승했고 수도 이전 계획이 서지 않아 택지개발 계획이 지연됐음에도 교육부가 사업을 강행했다는 것.
반면 아산지역으로 청사 이전 계획을 세웠던 사학연금공단은 같은 이유로 계획을 포기하고 예산을 전액 불용 처리했다.
한나라당은 문화관광부에 대해선 ‘문화를 통한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사업’을 추진하면서 이 사업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청와대의 ‘문화산업정책비전 보고회’ 등에 예산을 전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국정홍보처의 경우 여성부 행자부 등 여러 부처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브리핑실 설치 비용을 단독으로 부담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한나라당이 선정한 2003년 정부 예산 결산 100대 문제사업 중 주요내용 | ||
부처 | 사업명 또는 예산 항목 | 내용 |
국가안전보장회의 | 특수활동비 예비비 배정 | 영수증 처리하지 않는 특수활동비의 예비비 배정액이 본 예산 9억1100만원의 5배가 넘는 45억7200만원 |
교육인적자원부 | 국립특수교육원 청사 이전 | 수도 이전에 따른 청사 이전지의 땅값 상승 등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예산 30억원 전액 집행, 반면 사학연금공단은 이전 포기 |
외교통상부 | 대통령 해외순방비 | 예비비 125억5200만원을 배정해 14억4300만원 불용액 처리, 사업계획 적정성 문제 |
국방부 | 육군 장비유지사업 | 본 예산 외에 추가로 예비비 1억4400만원 배정했으나 다음 연도로 예산 108억9000만원 이월 |
문화관광부 | 국가브랜드 가치제고 사업 | 예산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문화산업정책비전 보고회’ 등 청와대 행사에 예산 투입 |
여성부 | 여성단체 육성지원 사업비 | 여성부 장관이 사업비 1920만원을 판공비처럼 각종 단체에 후원 격려금으로 지급 |
국정홍보처 | 브리핑실 설치 | 여성부 행자부 등 부처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브리핑실 설치 비용을 단독으로 부담 |
행정자치부 | 지방행정 지역정보화 사업 | 2001∼2003년 매년 20억원 이상을 재해복구비용 등으로 전용 |
해양수산부 | 광양항 개발사업 | 예산 심의시 없었던 ‘글로벌 물류기업 유치전략 설계용역’ 사업 실시 |
대법원 | 등기소 신축, 재건축 사업 | 예산 중 45.5%를 이월 또는 전용 |
노동부 | 청소년 직장체험 프로그램 | 2001∼2003년 매년 예산의 25∼36%를 이월 또는 불용처리 |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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