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인터넷신문 “고려인 인질범 확인안돼”

  • 입력 2004년 9월 8일 18시 57분


북오세티야 학교 인질범 중에 ‘카레예츠’(본래 ‘한국인’이라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고려인’을 지칭)가 포함됐는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러시아 인터넷 신문 스미닷루(www.smi.ru)는 7일 북오세티야 내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동아시아계로 보이는 인질범 시신 1구가 있지만 그가 카레예츠라는 증거는 없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세르게이 프리딘스키 북카프카스 지방검찰청 차장이 말한 “인질범 중 카레예츠가 포함돼 있다”는 발표와 상반되는 것이다.

이 신문은 이어 인질범들의 시신이 심하게 훼손돼 신원 확인이 쉽지 않은 상태에서 프리딘스키 차장이 성급하게 발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북카프카스 지역에 4만여명의 고려인과 5000여명의 조선족 등이 살고 있어 쉽게 이들 중 한 명으로 지목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프리딘스키 차장의 발표이후 러시아에 살고 있는 교민과 고려인 동포들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테러에 대해 분노하는 러시아 내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보복 테러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고려인들은 1930년대 극동에서 중앙아시아까지 강제 이주된 아픈 과거사를 갖고 있다. 카프카스 지역에 고려인이 많은 것도 옛 소련 붕괴 후 체첸전쟁과 타지키스탄 내전으로 난민이 된 고려인 1만여명이 이 지역에 정착했기 때문. 따라서 이들 사이에서는 이번 인질극 참사로 또다시 삶의 터전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에는 또 5000여명의 유학생과 교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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