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방석입니다” 국보법 개정주장 열린우리 의원

  • 입력 2004년 9월 9일 18시 49분


“씁쓸할 따름입니다.”

열린우리당이 9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당론으로 최종 확정하자 그동안 국보법 개정파 쪽에 섰던 의원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관료 출신의 한 의원은 “당론이니까 따르기는 하겠지만 국보법 폐지가 국민들의 정서에 미칠 영향이 너무 크지 않을까 걱정된다”면서 “국민들의 충격을 완화시키는 방안 마련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8일 개정파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최종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도 “당론이니까 따르긴 하겠지만 국민들이 국보법 폐지에 따른 심리적 부담감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파의 다른 한 의원은 “그동안 당내 분위기가 폐지 쪽이 다수였다고는 하지만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마치 당이 온통 폐지 쪽으로 쏠리는 모양이 돼 버리지 않았느냐”면서 “국민여론은 개정 쪽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여당이 앞장서서 폐지로 방향을 잡아버려 모양새가 우습게 된 것 같다”고 못마땅한 듯 말했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당론이 결정된 마당에 더 이상 얘기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이제는 대체입법 등 보완책 마련에 힘쓸 수밖에 없다”고 체념하는 태도였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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