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는 1982년 4∼5월 서울 노원구 공릉동 소재 한국원자력연구소의 2MW(메가와트)급 ‘트리가마크 Ⅲ(TRIGA Mark 3)’ 연구용 원자로에서 mg 단위의 극미량 플루토늄이 추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9일 밝혔다.
과기부 김영식(金映湜) 원자력안전심의관은 “당시 소수의 과학자들이 플루토늄에 대한 화학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연구용 원자로의 폐연료봉(2.5kg)에서 극미량의 플루토늄을 추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 보고서 등은 남아 있지 않지만 당시 실험 기간과 원자로 용량 등을 미뤄 추출된 플루토늄은 수 mg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이 같은 내용은 1998년과 2003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측이 당시 실험에 쓰인 시설에서 플루토늄 흔적이 발견됐다고 통보해옴에 따라 2003년 한국원자력연구소측이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과기부는 당시 실험에 대해 1983년 9월 IAEA에 보고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험에 사용한 핵물질을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한 ‘사용한 핵연료’로 표기해야 하는데, ‘(사용하지 않은) 새 핵연료’로 잘못 기재해 지금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
김 심의관은 “3월 이 같은 내용의 소명자료를 IAEA측에 제출했고 현재 협의를 하고 있다”며 “정부가 실험을 계획하거나 다른 의도가 있었다면 이보다 나은 시설에서 연구를 진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루토늄을 핵무기로 쓰기 위해 90% 이상 농축시키려면 적어도 11kg(93.5% 농축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 mg 정도의 플루토늄은 핵무기와 무관하다는 게 학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정부는 당시 실험에 참가한 과학자 중 일부가 사망했다는 점 외에 구체적인 신원을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실험에 사용된 장치와 시료들은 1984년 폐기된 뒤 원자력연구소로 이관돼 보관돼 있으며 연구용 원자로도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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