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역사학자 고구려 공동수호 선언

  • 입력 2004년 9월 12일 14시 51분


고구려 유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해 11일 금강산에서 열린 '고구려유적 세계문화유산등록 기념 공동사진전'에서 남북역사학자들이 고구려사를 민족사로 공동으로 지켜내겠다는 공동발표문을 채택했다.

공동발표문은 "남과 북의 역사학자들은 민족의 역사는 누가 왜곡한다고 하여 달라지는 것이 아니며 누가 부정한다고 하여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일치하게 강조하였으며 고구려사는 실재한 우리 민족의 역사이고 앞으로도 영원한 우리의 것"이라고 선언했다.

발표문은 또 "고구려 역사를 지켜나가는 것은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이를 위한 남북 역사학자들 사이의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강조했다.

동북공정을 통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해 남북의 공동대응이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그동안 언론매체를 통해 고구려사 왜곡을 우회적으로 비판해왔으나 중국 측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이번 발표문에서도 고구려사를 왜곡하는 주체로 중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번 발표문은 북한에서도 조선중앙통신에 의해 보도됐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남측위원장 강만길 상지대교수, 북측위원장 허종호 역사학회장)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 남측에선 김정배 고구려연구재단 이사장과 안병우 한신대 교수 등 100여명의 역사학자가 참여했고 북측에선 손수호 고고학학회 위원장과 리영식 김일성종합대 교원 등 60여명이 참여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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