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핵심 관계자는 “8일 밤에서 9일 새벽 사이에 폭발사고로 추정되는 복수의 징후가 포착됐다”며 “지진 관측 기관에서 대규모 폭발에 따른 진동을 관측했고, 이어 구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히 열고 이 폭발의 실체와 배경을 논의했다. 안보관련 부처의 고위 관계자는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피해지역 넓이가 반경 3km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는 서울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9일 오전 11시경 큰 폭발로 인해 직경 3.5∼4km인 버섯구름 형태의 연기가 피어오른 것이 관측된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또 “폭발 흔적이 인공위성에 포착돼 미국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당국과 미국 일본 등 주변국은 즉각 사실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자세한 폭발 원인 및 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폭발지점이 중국과 인접한 국경 지대이기 때문에 북한이 중국을 무시하고 핵실험을 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핵실험과 연관된) 외신 보도가 있었지만 보도 내용과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날 NBC 방송의 ‘미트 더 프레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가 알고 있는 한 북한은 아직까지 (핵)실험을 분명히 하지 않았다”며 “이날 언론보도에도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해 왔음을 단정적으로 보여주는 아무런 단서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 행정부 관계자는 12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폭발이 북한 정권 창건일에 일어났다는 점을 언급하며 “개인적 의견임을 전제로 우연히 일어난 단순 사고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폭발이 핵실험이라기보다는 핵실험 가능성을 주변국에 인식시키려는 일종의 ‘위장극’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폭발물을 실은 기차가 충돌했거나 탈선해 폭발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힌 데 이어 워싱턴 포스트 등 일부 외신은 이번 폭발이 미사일 혹은 군수공장의 폭발사고 또는 자연재해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CNN은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해 “폭발이 아닌 단순 산불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12일 현재 이번 사고와 관련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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