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 의장-KNCC 백도웅 총무 면담

  • 입력 2004년 9월 14일 11시 53분


국가보안법 폐지 당론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해 각계 인사 면담을 계속 중인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은 14일 오전 중앙당사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백도웅(白道雄) 총무목사와 만난 자리에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해도 안보의 구멍과 불안감이 없도록 형법을 보완하든, 대체입법을 하든 간에 보완입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면담에서 백 총무는 "기독교교회협의회는 20년전부터 국보법은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면서도 "국민들이 안보에 대해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국민 정서를 무시하고 단시일내 나간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백 총무는 또 "(지금의 상황은) 남남갈등, 북남갈등, 종교인 갈등 등 모든 게 갈등인 것 같다"고 진단한 뒤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도 서로 이성적으로 상대방의 사고를 인정해주면서 합의점을 찾아야 하는데 감정이 너무 섞여 있는 것 같다"고 정치권의 분위기를 꼬집었다. 그는 "남의 말을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이 정치적인 풍토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의 분위기인 것 같다"면서 "서로 부족하지만 상대 이야기를 들어주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백 총무는 이어 "남북과 여야가 서로 화해 교류하자면서 국보법으로 인해 걸림돌이 된다는 것은 자기모순에 빠지는 것 아니냐"며 폐지 찬성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이 의장은 "마치 국보법 폐지가 휴전선을 열어놓는 것이란 식으로 감정적으로 선동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옳지 못하고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며 "미 국무부와 인권위원회, 세계인권연맹에서도 한국에 대한 안보위협이 더 크다고 했을 당시 '국보법이 인권과 정적 탄압에 이용된다'며 폐지해야 한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은 이미 이뤄졌다. 어떻게 국보법 따위로 그 열망을 막을 수 있느냐"면서 "사문화된 국보법을 계속 유지해 남북평화와 화해를 막으려는 시도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이어 "폐지를 해도 갈등 없이 새로운 법체계로 나아가되 남북화해 시대가 온 이상 냉전시대의 안보개념이 아니라 대테러, 산업스파이, 사이버테러를 막는 개념으로 가야한다"며 "그저 좋은 의미에서 남북간의 관계, 냉전안보 개념으로는 이 시대에 대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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