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총연합회장도 “국보법은 나라의 보루”

  • 입력 2004년 9월 15일 18시 38분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이 종교지도자들로부터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해 연일 ‘쓴소리’를 듣고 있다.

13일 조계종 법장(法長) 총무원장, 14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백도웅(白道雄) 총무목사에 이어 15일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길자연(吉自延·사진) 회장이 이 의장에게 국보법 폐지 문제의 신중한 처리를 요구했다.

길 회장은 이날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총연합회관을 방문한 이 의장에게 “군대와 국보법은 이 나라를 지키는 보루”라면서 “국보법을 폐지하자는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국보법의 부정적 측면은) 나쁜 사람들이 국보법을 (잘못) 운영했을 때의 문제”라고 폐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길 회장은 이어 “자유민주주의에서는 좌와 우가 공조를 해야 한다”면서 “보수세력은 어느 정도 견제가 되어야 하지만 근본적으로 흔드는 것은 자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이 전했다.

길 회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국보법 폐지 주장에 대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국보법 존재의 타당성을 밝힌 이후 대통령께서 어떻게 이것을 부정하는 말을 할 수 있느냐”고 비판한 뒤 “대통령은 많은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양쪽의 얘기를 다 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론이 나쁘면 설득하고 안 되면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의장은 “국보법 문제에 대해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이 우리나라에 왔는데 ‘국보법 개폐 논의만으로도 한국의 인권이 많이 향상됐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국보법 폐지에 따른 안보 문제를 철저히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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