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에게 묻습니다”…한나라의원들 청와대 항의방문

  • 입력 2004년 9월 15일 18시 38분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보안법 폐지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청와대를 방문한 한나라당 국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이규택 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 등 의원들이 15일 청와대 입구에서 이들을 가로막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박경모기자
노무현 대통령의 국가보안법 폐지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청와대를 방문한 한나라당 국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이규택 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 등 의원들이 15일 청와대 입구에서 이들을 가로막은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박경모기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15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국가보안법 폐지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청와대를 집단 방문했다.

당 국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이규택(李揆澤) 위원장과 김기춘(金淇春) 박성범(朴成範) 의원 등 14명은 이날 오전 버스 편으로 국회를 출발해 청와대로 향했다.

이들은 청와대 앞에서 경내 진입을 막는 경찰과 10분간 실랑이를 벌인 끝에 이 위원장과 최병국(崔炳國) 권영세(權寧世) 이방호(李方鎬) 나경원(羅卿瑗) 의원 등 5명만 경내에 들어갔다.

이 위원장은 면회실을 통해 노 대통령 면담을 정식으로 요청했으나 청와대측은 “대통령이 현재 회의를 주재 중이고, 이후에도 러시아 방문 준비 등으로 시간을 낼 수 없다”며 면담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신 김병준(金秉準) 대통령정책실장을 만나 노 대통령에게 국보법 폐지 발언 철회를 촉구하는 내용의 공개 질의서를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이 위원장이 “노 대통령의 국보법 폐지 발언으로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정체성이 흔들리고 안보 경제 불안이 팽배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김 실장은 “국민 불안은 대통령의 뜻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고, 일부 언론의 왜곡으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가 원로들이 시국선언을 하고 종교계 지도자들조차 국보법 폐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국민이 불안해 하는 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반격했다.

김 실장은 “대통령의 뜻은 국보법을 완전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라 대체 입법이든 형법 보완이든 보완을 전제로 하고 있음에도 그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며 “청와대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고 있으며, 질의서에 대해선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청와대 항의 방문은 2002년 5월 3일 청와대 앞에서 김대중(金大中) 당시 대통령의 세 아들 비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인 이후 처음이다.

한나라당은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보법 폐지의 허상과 그 대안’을 주제로 시국 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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