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폐지 국민연대’ 명의로 된 공동선언에는 진보 성향의 각계 원로 70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회견에는 이들을 대표해 감사원장을 지낸 한승헌 변호사, 전 해인사 주지 염공 스님, 백기완씨, 함세웅 신부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국보법을 폐지해 고통과 인권 유린, 국가 억압의 역사를 끝내고 민주주의와 인권사회를 만들자”며 “국보법을 새 법률로 대체하는 것도 국보법 폐지의 의미를 훼손하는 것이므로 이 역시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과거 국보법에 기반해 국민을 감시, 억압하던 인사들이 국보법의 폐지 반대 발언을 쏟아놓고 있는데 사회발전을 위해 자중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9·9시국선언’의 사무국 역할을 하는 자유시민연대는 이날 “원로들을 매도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지 말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시민연대는 성명에서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에 이어 이해찬 국무총리가 국가원로 시국선언을 ‘시대착오적인 발언’이라고 매도한 것은 독선적인 우이독경(牛耳讀經) 정권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민연대는 또 “시국선언 참여자 중 어두운 역사와 관련된 인사도 있을 수 있지만 현대사의 주역들을 한 묶음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시국선언의 본질을 왜곡하지 말고 경제와 안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