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의원 부친 日帝 ‘만주국 경찰’ 논란

  • 입력 2004년 9월 16일 18시 40분


16일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해 국회정무위원회 위원장석을 점거한 유승민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김희선 정무위원장(오른쪽)과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김경제기자
16일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해 국회정무위원회 위원장석을 점거한 유승민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김희선 정무위원장(오른쪽)과 승강이를 벌이고 있다.-김경제기자
한국광복군 제3지대장 김학규(金學奎) 장군의 종손녀라고 자신을 소개해 온 열린우리당 김희선(金希宣·국회 정무위원장) 의원의 부친이 일제하 만주국 경찰이었으며, 김 의원과 김 장군은 족보상 남남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부친의 만주국 경찰 재직 사실을 부인하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16일 발매된 ‘월간조선’ 10월호는 ‘마침내 풀린 김희선 의원의 독립군 가계 의혹’이라는 기사를 통해 “김 의원은 부친 김일련씨를 ‘한독당 비밀청년 당원’이라고 주장했으나 김학규 장군의 큰며느리 전봉애(田鳳愛·80)씨는 ‘김일련이 일제하 만주국 유하 경찰서 경찰로 일했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전씨는 이 기사에서 “‘그건(만주국 경찰 근무 사실) 그 주위에서 흩어져 살았던 김희선 의원의 삼촌들도 다 알았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간조선은 전했다.

월간조선은 또 “김 의원은 지금까지 ‘조부 김성범(金成範)과 김학규는 친형제임에도 불구하고 본관이 서로 다르게 됐다’고 주장했으나 김 의원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보도했다.


월간조선은 “의성김씨 족보에 따르면 김 의원의 증조부 김순옥은 1897년에 사망했다. 이때 김 의원의 할아버지 김성범은 15세였고, 김 의원이 작은할아버지라고 주장하고 있는 김학규 장군은 그 3년 뒤인 1900년에 태어났다”고 밝혔다.

전봉애씨는 월간조선 기사를 통해 “김 의원의 증조할머니인 선우순 할머니가 희선이 할아버지인 김성범을 데리고 의사인 안동 김씨 김기섭에게 시집가서 김학규 장군을 낳았다”며 “두 사람(김성범과 김학규)은 친형제가 아니다”고 증언했다.

전씨는 “시할머니(선우순)가 우리 시어머니에게 ‘남편이 죽고 혼자되니 살 수가 없어서 아들 하나를 데리고 안동 김씨 집안으로 시집왔다’고 늘 얘기를 했고, 그 얘기를 나는 시어머니에게서 들었다. 두 사람(김성범과 김학규)은 친형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7월 23일 본인의 가족사에 관한 해명을 통해 “조부인 김성범씨는 생부 호적에 올라 있었지만 동생인 김 장군은 나이가 어려 호적에 올려두지 않았다가 모친이 재가를 하면서 의붓아버지 밑으로 호적을 올렸기 때문”이라고 밝혔었다.

이 같은 월간조선의 의혹제기에 대해 김 의원은 16일 “‘부친이 독립군이 아니라 일제 만주국 경찰이었다’는 월간조선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확실한 증거 없이 내 가족을 음해하는 세력의 일방적 진술만을 근거로 제 가족을 폄훼하려는 월간조선의 보도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월간조선의 보도내용은 제 개인과 가족들의 명예를 지극히 훼손하는 것으로 월간조선의 악의적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17일 제 가족의 독립운동사에 대해 가족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밝혔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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