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국을 방문한 피터 리처드슨 호주 사회복지사협회 회장(사진)은 16일 한국의 아동 가정위탁 환경의 문제점을 이렇게 지적했다.
리처드슨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호주센터에서 전국 17개 가정위탁센터 사회복지사와 공무원, 위탁 부모들을 대상으로 호주의 가정위탁 전반에 관한 강의를 했다.
리처드슨 회장은 2001년 호주 라트로브대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세인트 루크 앵글리케어 가정위탁센터 정책기획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사회복지사협회 회장직은 자원봉사로 수행하고 있다.
그는 “호주의 관련법과 제도는 버려진 아동이 위탁가정으로 반드시 배치될 수 있도록 강제하는 역할을 한다”며 “아동의 보호받을 권리를 국가가 보호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호주도 아동 위탁 문제와 관련해 부끄러운 역사를 갖고 있다.
원주민 동질화 정책의 일환으로 원주민의 아동들을 복지시설에 배치해 노동에 이용한 적이 있었다는 것.
그러나 시설보다 가정에서 보호하는 것이 아동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학계의 연구 결과들이 나온 뒤 1980년대부터 호주에서는 가정위탁이 가장 효과적인 아동 복지수단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호주에는 친부모를 찾을 때까지 버려진 아동들을 돌봐주는 위탁가정이 9000여 가구에 달한다.
리처드슨 회장은 “호주도 맞벌이 부부가 많아 위탁가정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많지만 국가의 재정적 지원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아동이 위탁 양육될 권리를 보장하는 법률 제정과 함께 교육비 의료비 등 재정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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