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직후 한국석유공사와 카자흐스탄 국영석유공사(KMG)는 카스피해 및 남서부 텡게지역 유전 개발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의정서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에 한국이 참여하기로 한 유전 개발 규모는 한국의 연간 석유 수입량(8억배럴)에 버금가는 것인 데다 지금까지 해외에서의 유전개발 규모(6억6000만배럴)를 능가하는 것이어서 에너지 자급률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체결된 의정서는 카스피해 마함벳 해상유전광구 개발에 있어 한국측 컨소시엄(지분 매장량 4억5000만∼6억5000만배럴)이 우량광구 탐사권을 갖는다는 내용. 양해각서는 텡게 유전광구의 KMG 지분 매입에 석유공사가 우선협상권을 갖는다는 것이 골자다. 석유공사는 텡게 유전광구의 KMG 지분 69%(지분 매장량 2억배럴)를 매입해 대주주가 될 계획이다.
김진석(金鎭奭) 석유공사 해외개발본부장은 “텡게 유전은 2006년, 마함벳 유전은 2013년부터 석유 생산이 이뤄지며 25∼40년 정도 조차가 가능하다”며 “운송 거리 때문에 한국으로 직접 들여오지 않고, 카자흐스탄 인근 국가에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또 한국이 2009년부터 매년 500t의 우라늄을 확보할 수 있는 브데노보스코에 대한 우라늄 공동개발사업 양해각서와 원자력발전을 희망하는 카자흐스탄에 10년간 원전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정’도 체결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박2일간의 카자흐스탄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러시아를 공식방문했다. 노 대통령은 21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반(현지시간)부터 모스크바 근교에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개인별장(다차)에서 1시간여 동안 비공식 만찬회동을 갖고 북한 핵문제와 경제협력 등 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아스타나=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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