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경 아태평화委 부위원장 사망

  • 입력 2004년 9월 20일 18시 45분


2001년 3월 24일 송호경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타계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문을 위해 북한 고려항공 특별기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1년 3월 24일 송호경 북한 아태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타계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조문을 위해 북한 고려항공 특별기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2000년 남북정상회담의 막후 주역인 송호경(宋浩景)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19일 사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향년 63세.

중앙통신은 이날 아태평화위 부고를 인용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사업했던 송호경이 오랜 병환 끝에 19일 63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했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또 송 부위원장이 “민족의 단합과 조국통일을 위해 적극 투쟁했으며 특히 역사적인 북남수뇌상봉을 마련하기 위한 4·8합의서 채택에 훌륭히 이바지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대표적 대남통인 송 부위원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부장관의 협상파트너로 나섰고, 그해 4월 8일 베이징(北京)에서 채택한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서(4·8합의서)에 북한대표 자격으로 서명했다.

송 부위원장은 현대가 추진한 금강산 관광사업의 대북접촉창구로도 활동했다. 그는 1998년 세 차례 북한을 방문한 고(故)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영접하고, 회담에 배석했다.

이 같은 인연으로 2001년 3월 정 전 명예회장의 장례식에 북한 조문단 대표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해 조화로 김정일화(金正日花)를 전달했고, 2003년 8월 금강산에서 열린 정몽헌(鄭夢憲) 현대그룹 회장의 추모행사에서 추모사를 읽기도 했다. 송 부위원장은 정몽헌 회장 추모사 낭독을 마지막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일성종합대 외국어문학부 출신인 그는 전략과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문장력이 뛰어난 협상가로 대남 협상의 분위기를 주도했었다.

박 전 장관은 송 부위원장을 가리켜 “김정일 위원장의 신임을 받는 장관급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무원 외교부 부부장, 당 중앙위 국제부 부부장,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상임대표 등을 지낸 송 부위원장은 조용하고 치밀한 성격이지만 북한 노동당에서 알아주는 주당이기도 했다.

하태원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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