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통신은 이날 아태평화위 부고를 인용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사업했던 송호경이 오랜 병환 끝에 19일 63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했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은 또 송 부위원장이 “민족의 단합과 조국통일을 위해 적극 투쟁했으며 특히 역사적인 북남수뇌상봉을 마련하기 위한 4·8합의서 채택에 훌륭히 이바지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대표적 대남통인 송 부위원장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부장관의 협상파트너로 나섰고, 그해 4월 8일 베이징(北京)에서 채택한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서(4·8합의서)에 북한대표 자격으로 서명했다.
송 부위원장은 현대가 추진한 금강산 관광사업의 대북접촉창구로도 활동했다. 그는 1998년 세 차례 북한을 방문한 고(故)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영접하고, 회담에 배석했다.
이 같은 인연으로 2001년 3월 정 전 명예회장의 장례식에 북한 조문단 대표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해 조화로 김정일화(金正日花)를 전달했고, 2003년 8월 금강산에서 열린 정몽헌(鄭夢憲) 현대그룹 회장의 추모행사에서 추모사를 읽기도 했다. 송 부위원장은 정몽헌 회장 추모사 낭독을 마지막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일성종합대 외국어문학부 출신인 그는 전략과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문장력이 뛰어난 협상가로 대남 협상의 분위기를 주도했었다.
박 전 장관은 송 부위원장을 가리켜 “김정일 위원장의 신임을 받는 장관급 인물”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무원 외교부 부부장, 당 중앙위 국제부 부부장,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상임대표 등을 지낸 송 부위원장은 조용하고 치밀한 성격이지만 북한 노동당에서 알아주는 주당이기도 했다.
하태원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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