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단상에 선 이 의장은 국가보안법 폐지 및 남북관계 개선 필요성 등을 특유의 강한 어조로 역설했다. 그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지 그 이후에 북-미관계가 첨예화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서 남북정상회담도 추진해야 하며, 모든 노력을 다해 추진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장은 또 “동남아에서 400여명의 탈북자들이 입국하는 바람에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져있는데, 대화 재개를 위해 조급해 하지는 않겠지만 (정부 당국이) 기술적인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탈북자 처리 과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국보법 개폐 논란에 대해서는 “국보법은 대표적인 과거의 낡은 유물로, 평화민족의 민족성을 파괴하는 악법 중의 악법”이라며 폐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에 박 대표는 “안보정책과 통일정책이 충돌할 경우 현실적으로 안보정책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한다”며 이 의장을 정면 반박했다. 박 대표는 “북한이 대남적화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상태에서 우리 손발을 스스로 묶을 수는 없는 것”이라며 “안보정책을 굳건히 하면서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 대북정책의 3원칙으로 △통일의 방향, 정체성 정립 △한반도 평화체제 공고화 △북핵 문제 해결 등을 제시했다.
양당 대표는 지난달 이 의장 취임 후 처음으로 이날 공식 석상에서 악수를 했다.
먼저 단상에 선 이 의장의 질의응답이 길어지자 사회자가 행사장 밖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박 대표의 입장을 유도했고, 예정에 없이 서로 마주친 양당 대표는 사진기자들 앞에서 ‘어색한’ 악수를 했다. 양 당대표는 잠시 웃으며 포즈를 취했지만 사진기자들이 물러가자 곧바로 별 말 없이 뒤돌아섰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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