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北 '노동미사일' 발사說 법석

  • 입력 2004년 9월 23일 14시 28분


일본의 공휴일(추분)인 23일, 북한 탄도미사일 '노동'의 발사준비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소식은 매 시각 방송의 주요 뉴스로 취급됐다. 각 신문의 인터넷판도 방위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 미사일 기지의 동향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대응 양태를 자세히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통상적인 군사훈련일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일본 정부는 실제 미사일 발사를 염두에 둔 행동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다.

1993년 북한이 일본 열도를 향해 노동 미사일을 실험 발사한 이후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동향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002년 9월의 북일 정상회담에서는 관계 정상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핵실험 외에 미사일발사의 동결을 요구해 '평양선언' 문구에 포함시켰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정보는 잊을만 하면 한번씩 일본 언론들을 통해 흘러나왔지만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지난해 3월에도 일본 정부는 노동 발사기지 주변에 병력과 차량이 집결하는 장면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미사일은 발사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북한미사일 위협론'을 군비 증강의 명분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미사일방어(MD) 체제를 2007년중 도입키로 결정한 것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는 논리 덕택에 가능했다는 것.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방위청 장관은 지난해 국회 답변에서 "북한이 목표의 반경 2.5㎞권내에 100발을 발사하면 50발은 명중할 것"이라며 노동 미사일의 성능을 높게 평가했다.

북한측의 진의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본 정부 내에서도 북한이 노동 미사일을 발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실무회담이 25,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점을 들어 "현 시점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얻을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