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발사 움직임]한국 ‘태평’…국방부 “연례적 훈련일것”

  • 입력 2004년 9월 23일 18시 42분


“실제 발사될 가능성은 낮다.”

정부는 북한의 노동미사일 발사기지 주변에 차량과 군인, 미사일 기술자 등이 집결한 사실을 포착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다각적인 분석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일단 북한군의 연례적인 훈련일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23일 “북한이 일본과의 국교 정상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겠느냐”며 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북한이 자신들에 적대적인 현 공화당 정부를 도와주는 행위를 할 리가 만무하다”는 분석도 곁들였다.

외교통상부도 미사일 발사 실험이 실제 이뤄질 경우 2002년 9월 북한과 일본의 첫 정상회담 결과물인 ‘평양선언’에 정면으로 위반된다며 발사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

당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평양선언을 통해 “쌍방은 국제법을 준수하고 상호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을 겨냥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북한이 평양선언을 어길 경우 북-일 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면서 “지금 시점에 북한이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러면서도 발사 실험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는 않은 채 미국 정보당국과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관련 움직임에 대해 이미 관계 부처간 협의를 했고 상부에도 보고했다. 이런 일일수록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관련 움직임에 대해 6자회담을 앞두고 미국 일본으로부터 많은 대가를 얻어내기 위한 전통적인 ‘몸값 올리기’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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