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일정 대신 부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한 대사나, 개인 출판 행사에 주중 대사관 직원의 비용 대납 의혹이 있는 나 대사 건 모두 ‘공(公)보다 사(私)가 우선이냐’는 국민적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중견 외교관은 “개인적으론 두 대사의 일을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두 분이 교수가 아닌 직업공무원 출신이어도 그처럼 과감한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하는 의구심을 떨치긴 어렵다”고 말했다.
외교부 내부에선 본인이 사과하고 본부의 주의 조치를 받은 한 대사 건보다 “관련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나 대사 건을 오히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외교 인력과 예산이 부족하다면서 휴가 중인 대사의 개인 일정을 챙겨 주고 돈까지 대납할 여유는 있느냐’는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나 대사에게 편의를 제공한 대사관 직원은 외교부가 아닌 정보기관에서 파견된 사람이고, 주중 대사관 공금에선 단 돈 1원도 지불된 것이 없지만 그런 세심한 문제까지 국민들이 주목해주겠느냐”고 하소연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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