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대사 모두 물갈이?

  • 입력 2004년 9월 24일 06시 50분


한승주(韓昇洲) 주미 대사가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다른 4강 주재 대사의 거취 및 교체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하중(金夏中) 주중 대사와 정태익(鄭泰翼) 주러시아 대사가 각각 10월과 내년 2월에 임기(만 3년)가 끝나고, 최근 개인적 출판기념회 개최 건으로 구설수에 오른 나종일(羅鍾一) 주일 대사에 대한 문책론도 정부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승주 주미 대사=지난해 4월 부임 당시부터 ‘참여정부의 개혁 성향과 코드가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고, 이런 시선은 대사 활동 기간 내내 부담 요소가 됐다는 후문이다. 그런 와중에 이번 파문으로 외교통상부 본부로부터 주의 조치까지 받자 사퇴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한 중견 외교관은 “올해 들어 한 대사가 부쩍 ‘학교(고려대)로 돌아가고 싶다’는 얘기를 주변에 많이 했다”며 “반기문(潘基文) 외교부 장관에게도 몇 차례 ‘이홍구(李洪九) 전 주미 대사가 2년간 했는데 나도 그 정도만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후임으론 여권의 교수 출신 M씨 등이 꾸준히 거론돼왔다.

▽나종일 주일 대사=참여정부 초대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 출신인 나 대사는 부임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아 교체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외교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개인 휴가를 얻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주중대사관 직원에게 행사 비용 일부를 대납케 한 의혹까지 받고 있는 것이 그의 거취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일본말이 능숙하지 못한 주일 대사’라는 핸디캡을 불식시킬 외교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서울 외교가의 평가도 부담스러운 요소.

▽김하중 주중 대사=4강 대사 중 청와대로부터 가장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대사가 임기를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김 대사에 대한 신뢰감을 나타낸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10월이면 만 3년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외교부 내부에선 “공관장 인사 적체가 극심한데 예외가 인정되기 시작하면 앞으로 인사를 어떻게 하느냐”는 목소리가 높다.

▽정태익 주러시아 대사=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 교체가 확실시된다. 단 외교안보팀 쇄신 차원에서 4강 대사 인사가 전격 단행될 경우 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후임으론 김재섭(金在燮) 전 외교부 차관과 장재룡(張在龍) 전 주프랑스 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한국의 4강 주재대사
주재국 이름 나이 부임 시기 주요 경력
미국 한승주 64 2003년 4월 외무부 장관, 고려대 총장서리
일본 나종일 65 2004년 3월 주영국 대사,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
중국 김하중 57 2001년 10월 대통령의전비서관,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러시아 정태익 61 2002년 2월 외교안보연구원장,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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