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주주미 대사가 최근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 주최 리셉션 대신 부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정부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 대사가 반 장관에게 구두로 ‘사임하려 하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내 뜻을 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반 장관이 이를 청와대에 전달하지는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사는 이번 사건 이전에도 반 장관에게 “주미 대사를 2년 이상 할 생각이 없고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그만두고 싶다”는 의사를 몇 차례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도 “64세인 한 대사는 평소 대학에 복직해 정년(65세)을 맞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는데 이번에 불미스러운 일로 사퇴 결심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 일각에선 한 대사의 사의를 곧바로 수용할 것인지, 내년 2월 공관장 인사 때까지 미룰 것인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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