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대사는 “노무현 대통령이 ‘이제는 미국에 할 말을 좀 하는 사이고, 이 같은 정책을 지속하면 대등한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힐 대사는 이어 “한미관계는 상호 존중과 공동 이해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나는 미국이 ‘빅 브러더’로 불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 양국의 의견 차이에 대해 “북핵 문제의 정책 조율 차원에서 두 나라는 같은 팀에 속해 있다”며 “하지만 같은 팀에 있다고 똑같은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힐 대사는 또 “한미 양국은 현재 북한 지도부에 근본적인 결정을 내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북 지도부가 이런 문제를 고민하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자회담은 북한의 무장해제를 넘어 이 지역(한반도)에 추가적 혜택을 가져다 줄 것”이라며 “(6자회담의 틀을 통해) 지역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협의체를 구성하면 세계의 중심이 될 이 지역에 기본적 안보의 틀을 마련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핵물질 실험 파장에 관한 질문에 힐 대사는 “현재 한국은 완전히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도 이 정도만 따르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16년 만에 한국에서 근무하게 된 소감을 묻자 “1980년대에 미국은 한국 정부만 상대하면 되는 이른바 ‘원스톱 쇼핑’을 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한국 정부뿐 아니라 한국 시민단체 연구기관 국회의원 등의 수많은 의견을 듣고 의사결정을 한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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