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통제 독가스원료 시안화나트륨 中통해 北에 갔다

  • 입력 2004년 9월 24일 17시 22분


독가스의 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 한국산 시안화나트륨 107t이 지난해 중국을 거쳐 북한으로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또 올해 8월에도 말레이시아 무역업체가 한국산 일부를 포함해 40t의 시안화나트륨을 북한으로 수출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번 사건을 통해 화학무기로 가공될 수 있는 전략물자의 수출통제에 허점이 드러났다. 그러나 북한이 수입한 원료로 화학무기를 만들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시안화나트륨 107t의 북한 수출 사실을 알고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발까지 했는데도 지금까지 공식발표를 하지 않아 은폐 논란이 일고 있다. 산자부는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대구지역 무역업체인 W사가 무허가로 중국업체에 시안화나트륨 107t을 수출했고 이 물량이 전부 북한으로 재수출됐다고 24일 밝혔다.

산자부는 작년 9월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같은 해 10월 이 회사를 대외무역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올해 1월 불법 수출 혐의 사실을 인정해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산자부 관계자는 “당초 중국에 시안화나트륨을 수출한 국내 업체도 이 물량이 북한으로 넘어갈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검찰 조사와 법원 판결에서 이 점이 인정돼 처벌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또 지난달 말레이시아의 한 무역업체가 북한에 수출한 총 40t의 시안화나트륨 가운데 한국산이 15t가량 포함돼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산자부는 지난해 5월 국내 다른 업체가 태국에 수출한 시안화나트륨 338.2t의 경우 이 중 142.4t이 재구입 형식으로 국내에 환수됐고 나머지 195.8t은 태국 내수용으로 사용돼 북한으로 수출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산자부는 시안화나트륨과 같은 전략물자의 불법 수출을 막기 위해 전략물자에 대한 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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