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海 美학교 탈북9명 거부…진입 1시간만에 中공안에 넘겨

  • 입력 2004년 9월 30일 18시 24분


탈북자 9명이 지난달 27일 중국 상하이(上海)의 미국국제학교에 진입했으나 학교측에 의해 중국 공안당국에 인계됐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30일 밝혔다.

소식통들은 “탈북자들이 학교 안으로 들어간 지 1시간 뒤 중국 공안들에게 넘겨졌다”며 “이들은 ‘도와 달라’고 애원했으나 결국 학교측의 연락을 받은 중국 공안에 연행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중국 공안에 넘겨진 사실은 학교측이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교측 입장을 학부모에게 알리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소식통들은 “학교측은 외교시설이 아닌 만큼 탈북자를 도울 수 없다고 밝히고 탈북자들이 공공시설에 들어올 경우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수업 중인 상황을 감안해 나가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탈북자들은 남자 1명과 여자 8명이며 연령은 10대에서 50대였다.

탈북자를 중국 공안에 넘긴 것은 지난달 28일 미 상원에서 북한인권법안이 통과되기 전에 일어난 일이지만 인도주의적 면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중국 정부는 30일 탈북자들의 베이징 주재 캐나다 대사관 집단 진입사건과 관련해 이례적으로 탈북자들을 강력 비난하며 신병 인도를 요구해 탈북자 정책에 변화가 있는지 주목된다. 선궈팡(沈國放)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신원불명자들의 외국대사관 진입을 반대한다”며 “중국 영토에 불법 진입한 만큼 캐나다측은 이들을 중국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나다 대사관에 들어간 탈북자 44명은 대부분 한국행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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