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맞춤법도 모르는 학생과학관

‘과학은 국어와 담 쌓았다?’

전국 학생과학관의 전시품 설명문이 국어 표기법상 오류가 많고 한자식의 난해한 표현을 그대로 쓰는 등 불친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교육위원회 구논회 의원(열린우리당·대전 서을)이 국감을 앞두고 대전시교육과학원 충북도교육과학원 등 전국 4개 학생과학관에 대해 조사를 벌인 결과 각각 40∼80개씩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구 의원은 교열기자협회의 도움을 받아 이들 표현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맞춤법 오류=대전은 빛 추적 로봇, 인간의 진화, 지구의 식량과 인구 입체그림의 원리 설명문에서 ‘조종’을 ‘조정’, ‘갈라져’를 ‘갈라저’, ‘자급자족률’을 ‘자급자족율’, ‘레인보’를 ‘레인보우’로 잘못 썼다.

충북은 생물의 번성과 멸망, 곤충표본, 조류의 계통수, 포유류, 아기의 탄상 설명문에서 ‘껍데기’를 ‘껍질’로 ‘덮여’를 ‘덮혀’, ‘딱따구리’를 ‘딱다구리’, ‘살쾡이’를 ‘삵괭이’, ‘비로소’를 ‘비로서’로 오기했다.

▽비문과 악문=대전은 당뇨병 설명문 중에는 ‘식사를 많이 먹게 되는 현상’이라는 문구가 나오는데 ‘식사’가 음식을 먹는 일이기 때문에 동사는 ‘먹다’가 아닌 ‘하다’로 해야 올바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충북의 경우 삼엽충을 설명하면서 ‘캄브리아기 삼엽충의 특징은…구부러졌으며 머리는 크고 강한 불침을 갖고 있는 대표 삼엽충이다’라고 적었는데 주어와 술어가 호응하지 못하고 무엇이 대표 삼엽충인지 불분명한 것으로 지적됐다.

▽난해한 표현=대전의 경우 태양광 이용 자동차 설명문에서 ‘반도체에 햇빛을 쪼이면’이라고 써도 될 것을 ‘…태양빛을 조사(照射)하면…’이라고 굳이 어려운 용어로 표현했다.

충북은 생물의 번성과 멸망에 대한 설명문에서 ‘삼엽충은 오르도비스기에 번성의 절정을 지났으며…’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는 ‘…가장 번성했으며…’로 쓰는 것이 오히려 간결하고 알기 쉬운 것으로 지적됐다,

▽사실 관계의 혼동=대전의 경우 탐구학습장 안내문에는 지구의 탄생 시기를 ‘46억년 전’이라고 소개한 반면 인근 다른 설명 자료에는 ‘45억년 전’이라고 써 놓았다. 대전시교육과학원 관계자는 “46억년전이 맞다. 현행 교과서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고 말했다.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