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16개월 협상 과정

  • 입력 2004년 10월 6일 18시 40분


지난해 6월 2차 미래한미동맹 정책구상(FOTA)회의에서 처음 미국이 제의했던 주한미군 감축 협상이 16개월여 만인 6일 최종 타결됐다. 양측은 5일까지도 문구 수정 작업을 벌였다.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부차관보가 올 6월 한국에 공식 제시한 ‘2005년 말까지 1만2500명 감축안’은 충격적인 것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이 처음 제시한 감축시점은 2006년이었는데 1년이나 당겨져 크게 놀랐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더욱이 미국은 다연장로켓 대대와 아파치 공격용 헬기 대대 등 주력부대를 감축대상에 포함시켜 한국측을 당황스럽게 했다.

안광찬 국방부 정책실장은 주한미군의 10대 임무 한국군 이양 일정이 2006년에, 서울 용산기지 이전이 2008년에 끝난다는 점 등을 거론하며 줄기차게 감축시기 연장을 요구했다. 또한 주력부대 철수도 한국민의 안보 불안심리를 부추겨 결국은 한미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측은 협상이 시작된 2개월여 만인 8월 11차 FOTA회의에서 한국의 입장에 대해 처음으로 공감을 나타냈다. 당시는 우리 자이툰부대가 이라크에 본격적으로 파병되기 시작하고, 서울 용산기지의 평택 이전 협상이 타결된 직후였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이 미국에 할 만큼 하고 있고, 미국 정치권에서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외교노선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미측 협상팀이 유연해진 듯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후 2개월 만인 6일 한국의 주장을 상당부분 받아들인 공식 합의안에 서명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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