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유엔 개혁 필요” …ASEM 연설서

  • 입력 2004년 10월 8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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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베트남 국회의사당 바딩홀에서 열린 제5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개회식에서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앞줄 오른쪽에서 7번째)은 이날 유엔 개혁을 강조하는 바람에 당초 배정된 3분보다 훨씬 긴 10분가량 연설했다.  -하노이=박경모기자
8일 베트남 국회의사당 바딩홀에서 열린 제5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개회식에서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앞줄 오른쪽에서 7번째)은 이날 유엔 개혁을 강조하는 바람에 당초 배정된 3분보다 훨씬 긴 10분가량 연설했다. -하노이=박경모기자

제5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 중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8일 하노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ASEM 1차 회의 연설에서 당초 배정된 3분을 훨씬 초과해 10분가량 연설을 하면서 유엔 개혁 문제를 상세히 언급했다.

노 대통령은 현재 논의 중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개혁이 민주성과 지역 대표성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유엔이 다자주의를 대표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기구이고, 유엔 회원국 수가 많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시기적으로 유엔의 개혁이 필요하다”며 “상임이사국의 경우 합리적인 질서를 주도할 수 있는 의지와 역량에 관해 소속된 집단이나 지역의 신뢰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그동안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증설을 반대해왔으나 이날 언급은 이 문제에 관해 어느 정도 융통성을 두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또 상임이사국의 자격 기준으로 ‘지역 내 주변 국가의 신뢰’를 꼽은 것은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 일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이라크 문제에 대해선 “전쟁의 명분을 놓고 일부 논란이 있으나 지금은 이라크의 안정을 조속히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향력 있는 국가들이 참여해 이라크 정부가 안정을 찾도록 지원하는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8일 오후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40분간 개별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이 결국 핵을 포기하게 되면 에너지와 경제 지원, 개혁 개방 문제를 풀어가는 데 유럽연합(EU)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슈뢰더 총리는 노 대통령이 내년 중에 독일을 방문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내년에 만나면 깊이 있게 얘기해보자”고 화답했다.

하노이=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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