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툰부대를 가다] “원조 원하지만 동냥하는 식은 싫다”

  • 입력 2004년 10월 10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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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빌 현지 취재의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 소통.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마침 자이툰부대를 취재하러 나온 외국 언론사의 통신원 무하마드 잠바스(27)와 무라드 탈라드(20)를 만나 쿠르드인의 여론을 들었다.

―쿠르드 서민들은 한국군을 어떻게 보나.

“지금 당신이 보는 환대 그대로다. 누가 시켜서 환영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쿠르드인이 한국군 파병을 알고 있으며 진심으로 반기고 있다.”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

“경제 원조다. 사담 후세인은 쿠르드 지역을 개발하지 않아 너무 낙후돼 있다. 한국의 원조가 절실하다.”

―어떤 방식으로 돕기를 원하나.

“솔직히 나도 잘 모른다. 다만 거지에게 동냥하는 식은 쿠르드인의 자존심을 해칠 수 있다.”

―다른 필요한 것은….

“쿠르드인들은 민주주의를 원한다.”

―한국군이 정치체제를 변화시킬 수는 없지 않은가.

“당신 말이 맞다. 내 말은 쿠르드 지배계층과 일반 국민의 요구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한국군이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한국군의 안전은 어떤가.

“현재 이라크에서 쿠르드 민병대만큼 강하고 조직화된 병력은 없다. 적어도 쿠르드 지역은 안전하다.” ―쿠르드와 아랍의 사이가 나쁜 게 한국의 고민이다. 쿠르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지만 전체 이라크 국민과도 친하고 싶은 게 한국의 입장이다. 좋은 방법이 있으면 말해 달라. “…한국의 입장을 이해한다. 그러나 나도 방법을 모른다. 시아파와 수니파는 너무 어리석다. 모든 것을 자기들이 다 가지려는 분파주의도 심하다.”

이병기특파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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