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이사회 3분의 1은 외부인’ 쟁점… 私學法 개정안

열린우리당은 교직원 임면권을 재단이 계속 갖는 대신 재단이사회 구성원의 3분의 1 이상을 교사 학부모 학생 등이 추천하는 외부인으로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 수정안을 마련했다.

이는 사립학교의 교직원 임면권을 학교장이 행사하도록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천정배(千正培) 원내대표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주 비공식 당정 조율을 통한 잠정합의안에서 그동안 당 교육위원들이 학교장에게 주자고 했던 교직원 임면권을 (현행대로) 재단에 주는 대신 사학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대안을 제시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17일 정책 의원총회를 열어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한 당론을 확정하고 20일까지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과 교육인적자원부는 금주 중 당정협의를 열어 최종 수정안을 도출해 낼 예정이다.

천 원내대표는 “사립학교법 개정은 사학 재단이 투명하게 움직이면서도 효율성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며 “이를 두고 일부 사학 관계자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극악한 법이다’고 한 언론보도를 보고 매우 언짢았다. 반대하는 분들도 고려해 대안을 제시했는데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있다”고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수정안에 따르면 교직원 임면권은 종전과 같이 재단이 갖되 재단이사회는 교사 학부모 학생 등이 추천하는 외부 인사인 ‘개방형 이사’로 최대 3분의 1을 구성하기로 했다. 사학재단 이사회 이사는 현행 7명에서 9명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재단이사장과 친인척 등 특수 관계인이 재단이사회 이사로 5분의 1 이상 참여하지 못하고 비리 관련자는 10년 동안 재단에 복귀할 수 없도록 한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학교 운영위원회를 자문기구에서 심의기구로 격상하고 교사회 교수회 학부모회 학생회 등을 법제화하는 방안 역시 종전과 같다.

이에 대해 사학재단들은 “사학의 기본 권리를 침해한 악법”이라며 기존의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한국사학법인연합회 송영식 사무총장은 “기존 개정안에서 절충안을 마련했다고 하지만 사학의 학교 운영 권한을 침해하고 건학 이념을 실현하기 어렵게 만든 것은 여전하다”며 “교직원 등이 재단이사의 3분의 1을 추천할 경우 학내 파벌이 형성되고 구성원간 권한을 둘러싼 갈등이 심해지는 등 학교 운영이 파행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사무총장은 “법률적 대응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개정안 통과를 저지하는 한편 최악의 경우 학교를 폐쇄하는 상황까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