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심재철(沈在哲·한나라당) 의원이 입수해 이날 공개한 골프장 이용자 명단에 따르면 주말과 공휴일인 4월 4, 5일, 5월 5, 8일 4일간 라운딩을 한 약 120명 가운데는 현직 중앙부처의 차관 1명, 육군 중장과 준장 각각 1명, 1급 고위공직자 1명이 포함돼 있다.
또 중앙부처 이사관과 부이사관급 공직자 10명가량도 골프를 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난지도 골프장 운영권을 갖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 등 간부진 10여명도 이용자 명단에 올라 있다.
예약자 이름 대신 감사원을 비롯해 서울시, 마포구청,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을 지칭한 듯) 등의 ‘힘 있는’ 기관명으로만 예약이 돼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 기관이 누군가를 위해 대신 골프 부킹을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골프장은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 사이의 ‘그린피(코스 이용료)’ 분쟁 때문에 완공된 지 석 달이 넘도록 개장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로부터 임시사용 승인도 나지 않아 일반인의 출입은 어렵다.
심 의원은 “4일이란 짧은 기간에 이 정도로 많은 유력인사가 특권 골프를 쳤다면 나머지 기간도 말할 필요가 없다”며 “골프장 운영을 책임진 공단측과 골프를 친 인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9일부터 올해 5월 17일까지 3025명이 이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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