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의원 “차관-장성 등 난지도 라운딩 확인”

  • 입력 2004년 10월 10일 23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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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개장하지 않은 난지도 퍼블릭 골프장에서 고위층 인사들이 라운딩한 사실이 10일 확인됐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심재철(沈在哲·한나라당) 의원이 입수해 이날 공개한 골프장 이용자 명단에 따르면 주말과 공휴일인 4월 4, 5일, 5월 5, 8일 4일간 라운딩을 한 약 120명 가운데는 현직 중앙부처의 차관 1명, 육군 중장과 준장 각각 1명, 1급 고위공직자 1명이 포함돼 있다.

또 중앙부처 이사관과 부이사관급 공직자 10명가량도 골프를 친 것으로 나타났으며, 난지도 골프장 운영권을 갖고 있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 등 간부진 10여명도 이용자 명단에 올라 있다.

예약자 이름 대신 감사원을 비롯해 서울시, 마포구청, 안기부(현 국가정보원을 지칭한 듯) 등의 ‘힘 있는’ 기관명으로만 예약이 돼 있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 기관이 누군가를 위해 대신 골프 부킹을 의뢰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골프장은 서울시와 국민체육진흥공단 사이의 ‘그린피(코스 이용료)’ 분쟁 때문에 완공된 지 석 달이 넘도록 개장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로부터 임시사용 승인도 나지 않아 일반인의 출입은 어렵다.

심 의원은 “4일이란 짧은 기간에 이 정도로 많은 유력인사가 특권 골프를 쳤다면 나머지 기간도 말할 필요가 없다”며 “골프장 운영을 책임진 공단측과 골프를 친 인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9일부터 올해 5월 17일까지 3025명이 이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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