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核 의혹제기 日에 유감표명

  • 입력 2004년 10월 11일 06시 38분


정부는 한국의 우라늄 분리 및 플루토늄 추출 등 핵물질 실험에 대해 일본 정부와 언론에서 핵 개발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외교채널을 통해 일본측에 정식으로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정부는 특히 “한국의 실험은 적절치 못했다”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철저한 조사를 공개적으로 촉구한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일본 관방장관에게 외교통상부 고위 관계자를 보내 직접 유감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이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서 일본측이 보인 태도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판단해 외교부에 ‘일본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한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호소다 장관의 발언이 보도된 직후인 지난달 중순 주한 일본대사관측에 “일본 정부는 ‘일부 과학자의 핵물질 실험은 정부 차원의 핵 개발 계획과는 무관하다’는 한국 정부의 설명을 못 믿겠다는 것이냐”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하순 이수혁(李秀赫) 외교부 차관보가 일본을 전격 방문해 호소다 장관을 직접 면담한 것도 청와대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가 전했다.

이 당국자는 “이 차관보는 호소다 장관과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를 잇달아 만나 한국 정부의 유감을 전달하고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거듭 설명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핵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일본의 처지를 설명하고 ‘IAEA 등에서 한국의 핵물질 실험 문제를 거론할 때 한국에 협조하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핵심관계자는 “청와대 일각에서는 ‘일본이 한국의 핵물질 실험 문제를 의도적으로 부풀려 놓은 측면이 있다’는 앙금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11월 IAEA 이사회에서 일본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초 한국의 일부 과학자가 2000년과 1982년에 각각 미량의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분리 또는 추출 실험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한국은 국제사회로부터 ‘핵 개발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하태원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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