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獨총리 발언 빌려 우회적 고충토로

  • 입력 2004년 10월 11일 18시 25분


“나는 진보도 아닌 것이 만날 욕만 먹는다.”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동행 기자들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의 발언을 소개했다.

슈뢰더 총리는 제5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기간 중인 8일 노 대통령과 가진 40분간의 정상회담 도중 ‘나는 국내에서 보수 진보 양쪽으로부터 협공을 당하고 있다’는 취지의 얘기를 하면서 고충을 토로했다는 것.

이는 이라크 파병 같은 사안에서는 진보진영의 비난을 받고,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은 보수진영의 공격을 받고 있는 노 대통령이 자신의 곤혹스러움을 슈뢰더 총리의 처지에 빗댄 것으로 들렸다.

노 대통령은 또 “(한국음식을 먹고 싶어 어쩔 수 없이) 이번 해외순방 때 컵라면을 2번 먹었다”면서 밀가루 음식만 먹으면 재채기를 하는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연유를 나름대로 설명했다.

13대 의원 시절에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가 한약을 지어왔는데, 한약을 먹는 동안 돼지고기 밀가루 술을 먹지 말라는 말을 듣지 않고 중국음식점에서 세 가지를 한꺼번에 먹는 바람에 알레르기가 생겼다고 노 대통령은 밝혔다.

호치민=김정훈기자jngh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