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北, 현직대통령과 약속해야 책임질것” 대북특사 거부

  • 입력 2004년 10월 14일 00시 23분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왼쪽)이 13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대북특사 문제 등 남북관계의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국회사진기자단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왼쪽)이 13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대북특사 문제 등 남북관계의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국회사진기자단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은 13일 자신이 한반도 평화특사로 방북하는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나와 합의해서는 책임질 수 없을 것이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약속해야 책임 있게 해 나갈 것”이라며 “전직 대통령이 아니라 현직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한 열린우리당 이부영(李富榮) 의장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배석한 열린우리당 김현미(金賢美) 대변인이 전했다. 이 의장은 12일 “김 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특사로 방북한다면 환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언은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대북특사처럼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측면지원을 하겠다는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국이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하고, 경제적으로도 미국의 도움이 중요하다”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이 의장이 “미 대선 후 내년 전반기까지 미국의 신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한반도 전쟁은 안 된다’는 생각을 갖도록 노력하겠다. 기초 작업을 한 후 상의드릴 테니 방향을 잡아 달라”고 요청하자 김 전 대통령은 “나라를 위해 도움이 된다면 (상의에) 응하겠다”고 답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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