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비리 165명 기소에 징역형 2명뿐”…4년간 군사법원 판결 분

  • 입력 2004년 10월 15일 06시 45분


2001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뇌물수수 횡령 등의 비리 혐의로 군 검찰에 기소돼 군사법원(1심과 2심)의 판결을 받은 부사관과 장교 165명 중 단 2명만이 징역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외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18명을 포함해도 실형을 선고 받은 사람은 모두 20명으로 기소된 전체 부사관 장교의 12.1%에 불과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김재경(金在庚·한나라당) 의원이 14일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비리 혐의로 기소돼 확정 판결을 받은 165명 중 66명(40.0%)이 기소유예, 31명(18.8%)이 벌금형 선고를 받았으며 24명(14.6%)이 선고유예됐다. 나머지 24명은 추징금 부과와 자격정지의 형을 선고받았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군 시설 건설과 관련해 건설사측에서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 115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던 육군 영관급 장교 남모씨는 올해 4월 최종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이는 공무원이 부정한 청탁과 함께 500만원이 넘는 돈을 받았을 경우 원칙적으로 실형에 처하도록 한 대법원의 양형기준에 배치된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군 내부의 제 식구 감싸기 습성과 사단장급 이상 지휘관이 1심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재량으로 형량을 감경할 수 있는 제도 때문에 처벌 수위가 낮아져 군납비리 등의 범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군납비리 혐의로 적발돼 처벌을 받은 군인은 2002년 9명에서 2003년 17명, 2004년 1∼8월 31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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