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李총리 ‘동아·조선’ 발언 관련 공개 질의

  • 입력 2004년 10월 21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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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해찬 국무총리. -원대연기자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이해찬 국무총리. -원대연기자
동아일보사는 이해찬 총리가 지난 19일 유럽 순방 중에 동아, 조선일보를 겨냥해 “내 손아귀에서 논다, 까불지 마라” 등 명예훼손 발언을 한 것과 관련, 21일자 신문을 통해 공개 질의를 했다.

동아일보는 '이총리에게 묻는다-본지 전통·명예 훼손 발언 관련’이라는 1면 상자 글에서 “동아일보는 84년 역사에 권력자를 비롯해 그 어느 특정인에게서도 이런 폭언(暴言)을 들은 적이 없다”며 “이 총리는 무슨 근거로 이런 발언을 했으며, 그것이 총리 개인의 생각인지, 노무현 정권의 공식입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그 전문.

이해찬 국무총리는 유럽을 순방 중이던 19일 독일 베를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동아일보의 전통과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발언을 했다. 동아일보 84년 역사에 권력자를 비롯해 그 어느 특정인에게서도 이런 폭언(暴言)을 들은 적이 없다. 동아일보는 이 총리가 무슨 근거로 이런 발언을 했으며, 그것이 총리 개인의 생각인지, 노무현 정권의 공식 입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이 총리는 “동아일보가 시대에 뒤떨어졌고, 냉전시대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면서 “반성하지 않으면 역사의 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했다. 총리는 어떤 근거로 이렇게 말하는가. 총리가 말하는 ‘시대와 역사의 흐름’은 과연 무엇인가.

둘째, 이 총리는 “(지난 대선에서) 동아일보가 우리를 집권하지 못하게 하는 전략을 세웠으나 내가 그것을 알고 막아 냈다”고 했다. 총리가 말하는 집권 저지 전략이란 무엇이며 누가 이를 세웠다는 말인가. 총리는 또 이를 어떻게 알고 막아 냈다는 것인가.

셋째, 이 총리는 “동아, 조선일보는 내 손아귀에서 논다”고 했다. 동아일보가 ‘이 총리의 손아귀에서 논다’는 것이 무슨 뜻이며 그 내용을 입증할 수 있는가.

넷째, 이 총리는 “동아일보는 우리 정부가 망하는 관점에서 기사를 쓰지만 그런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했다. 어떤 근거로 이렇게 말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예를 제시할 수 있는가.

다섯째, 이 총리는 “보수 언론의 왜곡된 보도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총리가 말하는 ‘보수 언론’의 정의는 무엇이며 ‘진보 언론’과는 어떻게 다른가. ‘왜곡된 보도’란 무엇을 의미하며,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가.

여섯째, 이 총리는 “동아, 조선일보가 스스로 권력인 줄 알고 나라를 흔든다”고 했다. 동아일보가 권력임을 자임하고 나라를 흔든 구체적인 예는 무엇인가.

2004년 10월 21일

동아일보사

최현정 동아닷컴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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